2015/06
I. 들어가는 글. 서평 과제로 인하여 헨리 나우웬의 짤막한 저서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을 집어 들었다. 내용의 글자 크기도 그렇거니와, 페이지 수도 결코 무겁지 않았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짧지만 충분히 묵직했다. 특별히 헨리 나우웬은 글쓰기에 있어서 자신의 실존을 오롯하게 투영해내서 쉽지만 우려낸 깊은 맛을 내는 몇 안 되는 실력 있는 영성작가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의 논지를 따라가는 것과 동시에, 그의 글 이면에 묻어나는 그의 실존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동일하다. 그렇기에 본 서평은 그의 저서에 대한 내용 요약도 담겨있겠지만 나 자신 스스로의 실존에서 마주하고 대화한 흔적 또한 묻어나리라 생각한다. 아니, 헨리 나우웬의 책을 서평하는 만큼, 현재의 생각과 감정이 묻어난 ..
I.우리 동네 목사님. 한 시를 읽었다. 기형도 시인의 ‘우리 동네 목사님.’이란 시. 참 와 닿았다. 그래서 설교 시간에 강단에서 시를 읊어주었다. 그리고는 간단한 시평을 덧붙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동네 목사님’은 인기가 없는 목사님이다. 성도들이 원하는 것에는 침묵하는 목사님이다. 장마통에 교인들이 교회에 오지 않으면 그들을 향해 저주라도 하거나, 그나마 모인 교인들에게 복이라도 빌어줬으면 좀 나았을 테다. 손뼉 치는 찬양과 큰 소리의 기도에 대해서 회의적일지라도, 그럼에도 손뼉 치며 찬양하고, 소리를 높여 기도했으면 나았을 테다. 아니, 적어도 성경말씀이 100% 순도의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강조했으면 조금이라도 상황은 좋아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성경보다는 삶에..
1.들어가는 말 : 한국교회의 영원한 핫이슈, 동성애. 퀴어 문화축제, 학생인권조례. 한국교회 교인들의 카톡방을 불나게 만든 ‘사건’들이다. 그리고 ‘동성애’에 대해서 우리를 고민에 빠트리는 사건들이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헬라인도 유대인도, 남자도 여자도, 종도 자유인도 없이 모두가 동등하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동성애’라는 특정 이슈 앞에서 극단적으로 갈라진다. 이런 현실 속에서 ‘동성애’를 대하는 ‘지혜로운 방법’은 없을까? 그저 동성애를 죄라고 선언하며, 모든 성적소수자들을 폭력적으로 억압해야할까? 아니면 동성애는 죄가 아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새로운 선물이며, 성적소수자들을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해야할까? 이에 대한 좋은 답변이 있다. 무려 20년전인 1995년 미국 땅에서 쓰인 책, 리..